인지심리학의 모든 것 - 의미, 이론 등

2023. 5. 28. 16:50심리학

인지란 무엇인가? 정보의 습득과 저장, 변형과 사용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칭한다. 유기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내용과 과정, 즉 사고와 정서, 기억과 주의, 판단과 추리, 언어 등을 의미한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정신 과정에 직접 접근한다. 한때 행동주의자들은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경험적, 즉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영향으로 심리학자들은 한동안 인간의 마음이 없는 것처럼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수반성으로 증명되면서 심리학자들은 다시 마음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초기 심리학자들의 마음에 관한 연구는 비과학적이었다. 주로 사용했던 방법이 내성법이었기 때문이다. 실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정직성만을 믿어야 했다. 그리고 정직성과 무관한 감각기관의 순응이나 피로로 인한 오류와 편향을 피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현대의 인지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음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이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립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사용한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우선 인간의 마음과 직접 연관되는 뇌를 관찰하고 연구한다. 이는 생물학의 발달로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 인지심리학과 생리심리학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다. 또 다른 방법은 화면에 어떠한 자극을 보여주고, 그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인지심리학이 정착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는 컴퓨터의 발달 때문이다. 인류는 새로운 기계가 발명될 때마다 그것을 인간의 마음이나 뇌에 대한 비유로 삼았다. 시계가 발명되었을 때는 인간의 뇌를 시계와 비슷한 것으로 생각했고, 증기 기관이 발명되었을 때에도 그랬다. 또한, 계산기가 등장했을 때에도 그랬다. 최근에는 온갖 성능 좋은 기기들이 인간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으니, 어쩌면 인간의 마음과 컴퓨터가 더는 구분되지 않을 날도 오지 않을까? 인간의 정신에 관해 관심을 두는 인지심리학은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와 연관을 맺고 발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분야를 통칭해 인지 과학이라고 한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정보처리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현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많다. 인지심리학은 기억 연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기억에 대한 다양한 내용과 실험들을 포함한다, 인간의 기억 과정을 설명하려는 여러 모형과 이론들이 있으며, 기억의 또 다른 측면인 망각에 관한 연구도 있다. 기억에서 가장 유명한 이론은 애트킨슨과 쉬프린의 중다저장 모형이다. 기억을 하나가 아닌 세 가지로 구분하는 중다저장 모형은 기억의 전반적인 과정을 묘사하고 있으며, 많은 기억 연구의 토대가 될 만큼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중다저장 모형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곳은 감각 기억이다. 시각이나 청각 등 감각기관에 존재하는 감각 기억은 시각의 경우 영상 기억, 청각의 경우 음향 기억이라고 한다. 영상 기억은 0.5초 이하, 음향 기억은 2~3초 정도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하기 때문에 감각 기억은 감각 등록기라고도 불린다. 감각 기억으로 들어온 정보 중에서 주의의 선택을 받은 정보는 단기 기억으로 넘어가고, 나머지는 사라진다. 단기 기억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가 대략 20~30초 정도 짧게 머무르는 기억이다. 이 동안에 여러 차례 시연 혹은 되뇜을 하면 정보는 그다음 단계인 장기 기억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내 사라지고 만다. 단기 기억의 용량은 얼마나 될까?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심리학자 밀러는 단기 기억의 용량이 평균 7, 개인차를 고려하면 5~9개 정도라고 했다. 이후 심리학자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단기 기억에서 처리하는 정보의 단위는 항목이 아니라 청크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청크란 여러 항목의 정보를 하나의 묶음으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청크를 사용하면 단기 기억의 용량은 얼마든지 증가한다. 단기 기억의 정보를 20~30초 이내에 여러 번 되뇌면 그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 이동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장기 기억의 지속 시간은 영구적이며, 용량은 무제한이다. 장기 기억의 용량이 무제한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매우 놀란다. 물론 모든 정보를 생생하게 기억해 영원히 잊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운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을 수 있다. 단지 정보들이 사라진다는 증거가 없을 뿐이다. 왜냐하면, 당장에는 기억할 수 없는 정보라도 그것과 관련이 있는 단서를 제시하면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장기 기억에서의 망각은 인출 실패로 보다. 기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지속 시간이다. 이는 중다저장 모형에서 가정하는 기억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중다저장 모형에서는 지속 시간을 단기에서 장기로 바꾸어주는 기제가 시연 혹은 되뇜이라고 했다. 주어진 정보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이 방법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암기법이다. 심리학자 크레이그와 로크하트는 1972년 처리수준 모형이라는 새로운 기억모형을 제안했다. 이들은 기억의 지속 시간이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주어진 정보를 깊은 수준에서 처리하면 오래 기억할 수 있고, 얕은 수준에서 처리하면 오래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의 의미를 파악하면서 이해하면 깊은 수준으로 처리하는 것이므로 여러 번 되뇌지 않고서도 오래 기억할 수 있고 의미를 모른다면 얕은 수준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아무리 기계적으로 되뇌어도 기억에서 금세 사라진다. 일상에서 종종 경험하는 기억 현상을 잘 설명해주는 처리수준 모형은 한때 중다모형의 대한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깊고 얕다는 수준을 어떻게 조작할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하면서 순환 논리의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오래 기억이 남았다면 깊은 수준으로 처리했기 때문이고, 깊은 수준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식으로 밖에는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과학에서 순환 논리는 가장 치명적인 오류다. 결국, 이 이론은 현재 인정받지 못하고 중다저장 모형의 시연을 유지 시연과 정교화 시연으로 세분화 시켰다.